신기술·매출액·마케팅 등
생생한 정보 접근 힘들고
마윈 같은 스타플레이어
배출 위한 지원정책 부족
창업자간 협력도 아쉬워
메르스의 충격파가 만만찮다. 많은 유치원과 학교가 휴교하고 대형마트나 여행지엔 방문객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각종 행사와 모임도 줄줄이 취소다. 그러다 보니 여행·관광, 소매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로 4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향후 3개월간 지속된다면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비상사태다. 왜 이렇게 됐을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정보와 소통의 부재, 초기에 구멍 뚫린 방역망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이쯤해서 청년창업 1세대로서 ‘우리 청년창업지원망은 안전한가’라는 걱정과 ‘상반기 청년창업 성과는 어떠한가’라는 생각에 미쳤다.
청년창업과 관련된 자료를 살펴보니 긍정적인 지표가 많았다. 대구의 올해 5월 고용률은 65.8%. 7대 특별·광역시 중 서울과 함께 1위. 청년(15~29세) 고용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서비스업 창업과 자영업에서 일자리 창출이 늘어났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 인력 핵심인 C(크리에이티브)랩 1기도 이달 말 배출된다. 몇 가지 청신호가 보이지만 기뻐하기에는 이르다. 더 분발해야 한다. 그래서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정보공유다. 이미 메르스 사태를 통해 ‘정보와 소통의 부재=재앙’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청년창업이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누구나 접근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서 이를 공유해야 한다.
스마트창업학교, 창업보육센터 등에 둥지를 튼 수많은 청년기업이 있다. 그들은 많은 정보를 원한다. 하지만 창업 및 회사 운영과 관련된 생생한 정보가 부족하다. 청년창업업체의 신기술개발현황, 매출액 등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야 한다. 어떤 업체에서 어떤 신기술을 개발했는지, 매출은 얼마인지, 마케팅은 어떻게 하는지 등 정보가 공유되어야 한다. 이런 데이터 기반 자료는 관련 업체 간의 자연스러운 경쟁을 유도하고 서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관련 정부기관에는 맞춤형 지원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근거를 줄 것이다.
지역에서도 창업 ‘스타플레이어’가 많이 배출되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청년 창업자들은 스타플레이어를 통해 꿈과 희망을 키우면서, 성공신화를 향해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 중국 젊은이에게는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이 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를 투자받은 쿠팡의 김범석 대표가 있다. 젊은 창업가들은 그런 스타플레이어를 동경한다. 지역에서도 이런 스타플레이어가 나와야 한다. 시장에 맡겨야 하겠지만, 대구시의 청년창업 지원정책도 스타플레이어 배출을 위한 탄력적 운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청년창업 기업의 등급을 매겨 ‘될성 부른 떡잎’은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차별적, 선별적, 맞춤형 지원책이 필요하다. 1천만원 이하의 사업은 청년창업자에게 의무적으로 지원하고 그 이상의 금액은 중견 업체 간의 공개 경쟁을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비즈니스 관계로 서울을 자주 오가며 많은 청년창업자를 만난다. 우리 지역과 다른 점이 있다. 시장에 민감하고 협력하면서 시장의 변화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한다. 반면 우리 지역은 대체로 시장 변화상황에 둔하다. 제대로 협력하지 못한다. 자기가 못 하는 것은 잘하는 사람과 협력하면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더불어 실패에 관대한 성숙한 창업문화가 아쉽다. ‘실패하면 끝장이다’라는 절박함으로 일하는 것은 좋지만 한 번 실패하면 재기불능이다. 창업은 원래 실패 확률이 높은 게임이다. 그 위험을 개인에게 모두 넘기면 문제가 된다. 사회적으로 위험 부담을 함께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실패가 없었다면 알리바바는 없었다.” 마윈 회장의 뼈저린 조언이다.
장기진 <주>애플애드벤처 대표
원문보기 :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50616.010300821070001